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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5ㆍ18은 지금 무엇인가

작성자
송선태
등록일
2012-05-23
조회수
2691

 

우리에게 5ㆍ18은 지금 무엇인가?”

 

송선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1) 오월정신의 본질은 무엇이고 이제 오월정신을 무엇이라고 보아야 하는가?

 

  5월항쟁 당시와 이후 계승 투쟁과정에서 작성되었던 각종문건과 관련법률, 판결문, 정관 등을 검토해보면 오월정신의 본질은 확연히 드러난다.

 

  - 제2시국선언문 (전남대학교총학생회 외 5개대학 80. 5. 1 14:00)
    ․반민주․반민족 세력과의 성전 선포
    ․혁신적 농지개혁, 자생적 농민단체 및 노조의 정치 참여, 불법적 비상계엄령 즉각 해제, 전두환 보안사령관 퇴진, 정부주도 개헌 포기, 자유언론 투쟁 전개 등 주장

 

  - 민주화촉진국민선언문 (국민연합, 80. 5. 7,  80. 5. 14 14:30 도청앞 낭독)
    ․근로자, 청년, 학생들의 장엄한 민주․인권투쟁은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의 새시대를 탄생시키는 최후의 진통
    ․유신잔당의 음모를 분쇄하는 민주화 운동을 과감히 전개

 

  - 투사회보 제2호 (80. 5. 22)
    ․광주시민의 민주봉기, 민주의 성전

 

  - 투사회보 제6호 (80. 5. 23)
    ․광주시민의 민주화 투쟁

 

  - 광주민주시민여러분께 (광주시민일동, 80. 5. 26)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한 광주시민의거

 

  - 5․18기념재단 정관 (94. 8, 30)
    ․제1조(목적) : 조국의 민주․자주․통일을 위한 5․18민주화 운동의 위대한 민주정신과 숭고한 대동정신을 기념, 계승 발전

 

  - 5․18관련자 무죄선고판결문 (광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98. 5. 14)
    ․전두환 등이 80. 5. 17 비상계엄확대를 시작으로 81. 1. 24 비상계엄 해제에 이르기까지 행한 일련의 행위가 헌정질서파괴범죄(내란죄)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대법원 97. 4. 17, 선고96도3376 판결)하고 피고인은 전두환 등 내란범들이 국가의 헌정질서파괴범죄를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정치활동으로서 무죄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2001. 6. 28 법률제6495호)
    ․제2조(정의) 민주화운동이라 함은 3․15의거, 4․19혁명, 6․3한일회담반대운동, 3선개헌반대운동, 유신헌법반대운동, 부․마항쟁, 광주민주화운동, 6․10항쟁 등 1948년8월15일 대한민국정부수립이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활동

 

  앞에서 열거한 각종 인용근거에서 보는바와 같이 5․18은 그 명칭에 있어 당시에는 광주의거, 광주시민 민주봉기, 광주민주의거로 규정하고 있고, 이후 민주화운동의 일환, 광주민주화운동, 광주민중항쟁, 광주민주혁명, 5․18광주민중항쟁, 5․18민중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5․18민주화운동 등으로 표기되어 왔다.  또한 제도화된 법률은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등에관한법률(90. 8. 6 법률제4266호),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95. 12. 21 법률제5029호),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2002. 1. 26 법률제6650호) 등의 제명으로 하였고, 광주보상법은 당시 여당 주도로 변칙 날치기 통과된 관계로 보상대상, 절차 등만 명시하였고, 5․18특별법과 광주유공자예우법은 모두 5․18민주화운동정신만을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그 구체적 정신의 본질은 명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항쟁당시 5월정신의 본질은 각종문건, 증언 등을 종합해 볼 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 평등, 평화, 인권, 정의의 쟁취를 위한 반독재 민주화 투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민주혁명봉기로서의 이념, 조직, 계급, 무장투쟁적 측면을 강조한 논의가 90년대 중반까지 활발하게 전개된 점은 향후 별도의 연구과제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5․18이후 약 20여년간 권위적인 군부정권 내지 그 상속정권의 타도라는 결정적 대의명분으로서 정권 또는 정치세력의 윤리적 정통성을 판단하는 근거로서 기능하였다.  또한 계엄군의 이동 및 광주투입과 양민학살을 사전승인 내지 묵인한 미국의 책임규명투쟁에서 발화된 미국의 실체규명과 민족자주에 대한 통일운동의 기저를 형성해 왔다.  효선, 미순의 죽음이 그간 간헐적인 논쟁으로 그쳤던 미군의 범죄행위와 Sofa 개정운동에 전국민적 열기를 응축시켰던 점은 5월운동이후 축적된 통일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토대가 5․18과 연결되어 있음을 극명하게 실증하고 있다.

 

  80년당시 지역불균형, 수출드라이브정책, 강제영농에 시달리던 대다수 국민들의 민중생존권확보투쟁은 이후 전국의 생산현장이나 노사현장에서 5월정신으로 재점화 되어 왔다.  특히 민족민중예술의 영역에서 5월정신은 괄목할만한 정체성과 예술성의 독자적 위치를 대내외적으로 공유하면서 새로운 5월문화양식으로 자리잡았다.

 

  이렇듯 지역과 단체, 계층과 직업은 물론 거리와 시간을 넘어 5․18은 분단한국의 현재적 과제에 있어 넘어야 할 산과 이르러야 할 평야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는 이념적 좌표 내지 심리적 지도임을 부인키 어렵다.

 

  결론적으로 5․18은 우리사회내외의 수구반동세력간에 형성되는 모순의 총체적 충돌지점이며, 반전․자주와 평화통일운동, 민중생존권확보운동, 역사재정립운동, 국제연대운동 등의 최일선에 나부끼는 이념적 표상이지만 현재로서는 외로운 첨병이라 할 수 있다.

 

 

2) 국가유공자 법안통과이후 5․18의 역사적 계승 문제

 

(1) 5․18을 어떻게 볼 것인가?

 

 ◦ 독재적 거대권력 또는 반민주적인 시대 또는 특정한 사회에 있어 금기시되어온 담론은 미셀푸코(Michel Foucault)의 지적처럼 사회구조와 시스템의 재구성을 갈망할 때 형성되어 사회적 합의를 지향하지만 어디까지나 익명성 위에서 생존해 왔음을 알 수 있다.

 

 ◦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담론이 역사적인 존재이지만 물리적 조건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한 논의라는 점이다.

 

 ◦ 따라서 5․18담론은 첫째 해결5대원칙에 대한 사회적․국민적 합의과정이었으며, 둘째 이를 해결하려는 투쟁의 과정, 셋째 제도화 단계를 거쳐왔다고 할 수 있다.

 

 ◦ 즉,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사법처리), 명예회복, 정당한 배상(집단배상), 정신계승이라는 5대원칙의 국민적 합의에 도달한 후 미흡하지만 제도적 해결의 수순을 밟아 왔다.

 

 ◦ 우리가 이 대목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제도화 단계에 있어 정치권이 해결수준을 선택적으로 선별하여 국민적 여망 내지 합의수준과는 별개로 정치적 해결에 치중해 왔다는 점이다.

 

 ◦ 역대정부는 총체적 진상규명을 위한 진실조사위원회(truth commission)의 구성요구를 외면하고 국회청문회, 보상실시, 서울지검의 조사, 5․18특별법에 의한 전․노의 사법처리, 국가기념일 제정, 광주민주유공자예우실시, 묘역성역화 등의 기념사업, 일부 중상이자 치료 등 당시 정치․사회적 환경에 조건반사적인 해결태도를 보여 왔다.


 ◦ 결론적으로 각 정부의 해결수준은 중대인권침해사건을 해결하는 국제법상 확립된 해결 5대과제에 대해 국가의 기억할 의무(duty to remember)와 국민의 알 권리(right to know)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 5월정신과 가치의 정립, 국민참여가능한 기념사업, 시민운동공간내 5월운동의 외연 확장, 국내외적인 연대강화 등 5․18의 확대저생산으로 민주와 정의, 평화와 인권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5․18이 진보적이며 급진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는가?

 

  광주시민은 물론 대다수 국민적 시각에 있어 5․18사건 자체와 5․18의 숭고한 이념의 보존과 가치의 계승에 동의하지만 5․18관련자와 관련단체에는 회의적인다.

 

  이것은 5․18이 엄연히 살아있는 현실운동의 실천적 과제 내지 담론임을 서글프게 반증하고 있다.

 

  과거 3차보상당시 누군가 관련자로 인정되지 못해 시청 옥상에서 투신하겠다고 협박하자 시청민원인들이 손가락질하며 뛰어내려 죽으라고 비아냥대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보상, 명예회복과 예우, 국립묘지 성역화 등의 조치이후에도 과거 미국책임투쟁, 책임자 처벌투쟁 등 소위 계승투쟁의 본질과 희생자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5월관련자들의 도덕적 윤리적 무장과 재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5월운동과 진보적 운동 에너지, 5월관련자와 단체 등의 논의에 있어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지난 2000년의 제20주년 행사부터 최근3년간의 5․18기념행사의 주제 및 보조주제(기조)를 보면 다음과 같다.

 

 

주제(총구호)

보조주제

비고

20주년

(2000)

천년의 빛 518

- 평화, 인권, 통일의 세상으로

 

21주년

(2001)

5월로한마음

통일로 한겨레

1.민족,자주, 2.조국통일, 3.민중생존권,

4.인권, 5.민주주의와 공동체실현

 

22주년

(2002)

반전평화,

자주와 통일로

1.반전과민족의 평화통일

2.역사의 재정립 3.민중생존권 옹호

4.국제연대

5.인권과 미완의 역사적과제 해결과

민주주의 실현

 

 

  이같은 주제는 5월관련단체와 시민단체, 민중운동진영 등이 망라되어 해당시기의 국․내외 정치․사회적인 환경진단과 한반도의 대응전략을 고려하여 국민적 실천과제들을 합의 도출해 왔다.

 

  즉, IMF관리, 노동운동탄압, 남북교류와 통일여건조성, WTO협정, 어업협상, 북핵문제, 미선 효순의 죽음, Sofa 개정문제, 정신대 문제, 실업극복, 여성문제, 친일행위자 문제, 미군의 양민학살 등 현실적 문제에 대한 국민적 여론 환기와 실천의 집중을 위해 5․18의 열린 공간을 활용해 오고 있다.

 

  이상과 같은 과제에 대해 5․18은 그동안 정부의 방침이나 준법투쟁의 범주를 일탈할 소지를 안고 있는 첨예하면서도 역사의 진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선결되어야 할 과제와 분단된 조국의 현실적 운동과제에 대한 선언적 또는 문화운동적이며 실천적인 접근을 반복하고 있다.

 

  5․18은 한반도내의 민주적 과제에 대한 입구이며 출구라는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음에 유념하여 이념적 좌표제시와 접근로 개설에 앞장서야 한다.

 

  5․18의 본질인 자유, 평등, 평화, 인권의 현재적 과제에 대한 국내외적인 Net-work 구축을 통한 실천기반을 다지고 재단기금의 안정적 확충을 통해 광범위한 지원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5․18이 진취적인 국내운동의 학술, 연구, 지원, 홍보, 연대 등의 중요한 매개 내지 전초기지임에도 불구하고 국지적 과제 내지 유형적 사업에 몰입했던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

 


3) 역점사업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5․18기념사업은 이제까지 대부분 관주도에 의한 외형적이고 유형적인 것에 치중해 왔다.  여타의 기념사업과 마찬가지로 희생과 투쟁정신을 기리고 이어받아 현실과 미래의 역사적 에너지로 승화하려는 소중한 과업이 기념사업이다.

 

  따라서 5․18기념사업은 5월정신의 현재화, 보편화, 문화화, 연속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본다.

 

  즉, 5월운동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각성, 현재적 실천과 체험의 과제로서의 현재화이며, 세계사적이며 인류보편적인 가치를 후세에게 전달하는 미래지향적인 보편화 과정이며, 생활의 일부로서 긍지와 재미 등 문화적 창조작업 내지 문화공간 으로서의 동적인 문화화, 민주주의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위한 국내외적인 투쟁과의 연계 내지 연속성이 확인될 수 있도록 기념사업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와같은 관점에서 모든작업의 가장 기본적 토대라 할 수 있는 5․18관련 자료의 체계적 정리, 수집, 보존, 학술적 연구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지적 자료, 인물적 자료, 지리적 자료(장소적), 영상, 음향, 사진자료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을 통해 5․18당시에서 계승투쟁에 이어 오늘까지 일관되게 흐르는 역사의 혈관을 정비하고 정사(正史)를 하루속히 완결해가야 할 것이다.